오늘 또 한 사람을 멀리 떠나보냈다. 많은 세월을 살다 보니 부모님을 비롯하여 다양한 사람들을 떠나보냈다. 이별에 단련이 될 법도 한데 사람을 보낸다는 것은 여전히 아프고 힘겨운 일이다. 세상에 태어나 자녀들 잘 키워서 출가시키고 천수를 누리고 자는 잠에 떠난 부모님이나 어르신들의 죽음은 참으로 축복할 일이다. 어차피 영원히 살 수는 없지 않은가..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이 있다. 내가 K를 만난 것은 10여 년 전 동사무소에 사무장 발령을 받은 다음이다. 오랜 직원 생활을 끝내고 처음 간부가 되었다. 직장생활 전체를 통해서 가장 의욕이 넘치는 때였다. K는 통장으로 밝고 긍정적이며 에너지가 넘쳤다. 어떤 일이든 안 되는 일이 없었다. 나와 동갑으로 40대 후반의 활기찬 젊은이였다. 나는 겁 없이 일을 ..